체질과 한약
1. 한약이 왜 필요한가?
사람은 나이가 들어가며 젊을 때와는 다르게 체력이 약해지고 여러 질환에 취약해집니다. 누구나 건강이 점차 악화되는 과정을 겪지만, 그 양상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어떤 분은 젊을 때부터 유독 몸이 차다고 느꼈고, 그로 인한 불편함을 오래 경험하셨을 수 있습니다. 또 어떤 분은 반대로 더위에 유난히 약하고 땀이 많아 여름을 나는 것 자체가 고역일 수 있습니다.
물만 마셔도 살이 찌고 몸이 무거운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 반대인 사람도 있습니다. 한의학에서는 이처럼 개인이 가진 고유한 경향성을 모아 '체질'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그리고 이 체질에 따라 건강이 악화되는 이유가 다릅니다.
무릎이 아픈 환자라 할지라도, 그 근본 원인이 '寒'(몸이 찬 것)에 있다면 이 체질적인 요소를 먼저 풀어주어야 비로소 증상이 해소됩니다. 이처럼 개인의 체질적 불균형을 바로잡아 질병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고 몸 스스로 건강을 회복하도록 돕는 것, 그것이 바로 한약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2. 사상체질이란 무엇인가?
체질을 나누는 여러 이론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四象體質(사상체질)입니다.
사상체질은 사람을 크게 넷(태양인, 태음인, 소양인, 소음인)으로 나눕니다. 이는 단순히 유형을 나누는 것을 넘어, 건강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네 가지 요소인 寒(차가움), 熱(따뜻함), 散(순환 기능), 收(저장 기능)을 기준으로 합니다.
체질마다 이 네 가지 중 한 부분이 유독 약해서, 그 요소가 곧 그 사람의 건강을 좌우하는 척도가 됩니다. 한의학에서는 이를 '保命之主'(보명지주), 즉 생명을 보존하는 주된 기라 불렀습니다.
- 소양인(少陽人): 차가운 기운이 약해(열이 많아) 몸이 상하기 쉬운 체질
- 소음인(少陰人): 따뜻한 기운이 약해(몸이 차가워) 몸이 상하기 쉬운 체질
- 태음인(太陰人): 순환 기능(기를 밖으로 발산하는)이 약해 몸이 상하기 쉬운 체질
- 태양인(太陽人): 저장 기능(기를 안으로 수렴하는)이 약해 몸이 상하기 쉬운 체질
사상체질의학은 이 '보명지주'를 돕는 것을 치료의 핵심으로 삼습니다.
사상체질의학이 비교적 최근에 정립된 이론임에도 불구하고, 처방의 성격은 오히려 옛 한의학의 원리에 가깝습니다. 증상 완화보다는 본질(체질)에 집중하여 약효가 분명한 처방을 사용합니다. 이는 약재의 성질을 중화시켜 누구에게나 무난하게 쓰도록 발전해 온 근대의 처방과는 방향성이 다릅니다.
그래서일까요? "한약이 역해서 못 먹겠다"고 하는 분들도, 신기하게 자신의 체질에 정확히 맞는 처방은 향도 맛도 훨씬 편안하게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지어 만 1~2세의 영아 환자들도 체질에 맞는 약은 곧잘 받아넘기곤 합니다. 우리 몸이 이미 자신에게 맞는 성질을 알고 있는 것입니다.
환자분들은 만성 허리 통증처럼 당장의 증상 때문에 한의원을 찾으십니다. 사상체질의학은 그 증상 너머의 '보명지주'를 회복시키는 데 집중하지만, 참 신기하게도 근본적인 건강 상태가 회복되기 시작하면 증상 역시 빠르게 호전되는 것을 수없이 경험합니다.
3. 나는 무슨 체질일까?
자신의 체질을 아는 것은 건강 관리의 첫걸음입니다. 하지만 체질 진단은 생각보다 간단하지 않습니다.
흔히 '소양인은 더위를 많이 탄다'고 알고 계시지만, 전통 한의학에는 '眞熱假寒'(진열가한)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실제로는 몸이 뜨거운데도 겉으로는 차가운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입니다. 이처럼 사상의학은 복합적인 요소를 고려해야 하므로, 인터넷의 단편적인 정보만으로 자가 진단을 내리는 것은 매우 위험합니다.
사상의학의 위대한 업적 중 하나는, 인체의 ‘증상’과 정신적인 영역인 '氣質'(기질)을 연관 지은 점입니다. 증상보다는 자신의 기질을 판단해보는 것이 자신의 체질을 이해하는 데 더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사상의학에서는 사람의 기질을 크게 '知'(인식)과 '行'(성향)으로 나누어 봅니다.
- 소음인(少陰人): 넓은 정보 속에서 '대세'를 파악하는 것은 어렵지만, 예외적이거나 특수한 '디테일'을 놓치지 않는 데 탁월합니다. 낯선 사람과의 교류는 힘들어하지만, 가족이나 친구 등 가까운 관계는 잘 처리합니다.
- 소양인(少陽人): '디테일'을 하나하나 챙기는 것은 어렵지만, 넓은 정보 속에서 '대세'를 판단하는 능력이 탁월합니다. 혼자 하는 일은 노력이 필요하지만, 타인과 함께 하는 일은 능숙하게 처리합니다.
- 태음인(太陰人): 전체를 꿰뚫는 '일반 진리'를 파악하는 것은 어렵지만, ‘개별적인 정보’를 부지런히 판단하고 수집하는 데 탁월합니다. 타인과 함께하는 일은 어렵지만, 혼자 실천해야 하는 일은 어긋남 없이 잘 처리합니다.
- 태양인(太陽人): ‘개별적인 정보’를 부지런히 모으는 것은 어렵지만, 단편적 정보만으로도 '일반 진리'를 꿰뚫어 보는 데 탁월합니다. 가족이나 친구 등 가까운 관계는 노력이 필요하지만, 낯선 사람과의 교류는 오히려 힘들이지 않고 잘 처리합니다.
이러한 '인식'과 '성향'의 차이가 우리가 흔히 아는 체질별 특징으로 파생되어 나옵니다. 하지만 이 또한 기질의 일부일 뿐, 정확한 진단은 반드시 한의사와의 면밀한 문진, 진맥, 관찰을 통해 종합적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체질별 식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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